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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경제생활

고문헌과 고지도의 증거가치

by 박정리 2023. 4. 1.

고문헌과 고지도의 증거가치를 살펴보도록 하자. 오랜 역사적 연원을 갖는 영토분쟁에 있어서는 역사적 맥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자연 고문헌과 고지도가 영유권이 증거로 자주 제출된다. 독도문제에 관하여서도 한일 양국이 자국의 영유원을 주장하기 위하여 다양한 역사적 자료를 제시하고 있음을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영토분쟁에 관한 국제제한에 있어서 고문헌이나 고지도가 직접적인 증로고 활용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고문헌

고문헌은 오랜 세월을 거치는 동안 상당수가 손실되거나 훼손되었기 때문에 필요한 자료가 충분히 보존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영토분쟁은 거의 예외 없이 인구수가 적은 변장지역에 관하여 발생한다. 그런 지역에 대해서는 고기록 자체가 많지 않고 그나마 모순되거나 부정확한 기록들이 많다. 오랜 세월 속에서 어쩌면 우연히 살아남은 몇몇 고문헌이 당시의 상황과 인식을 정확히 묘사하고 있는가를 확신하기 어렵다. 과거의 지명이 변경되어 고문헌상의 기록이 오늘날의 동일지역을 가리키는지 확신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한일 양국 역시 독도에 관해 각기 유리한 고문헌만을 제시하고 있지만 불리한 자국 기록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ICJ는 이상과 같은 고문헌의 결함을 간접적인 추정을 통해 보충할 수는 없다고 보고, 재판에서는 문제의 영토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증거만을 중요시한다.

고지도

고지도의 경우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지도의 가치는 제작주체, 제작목적, 제작연도, 내용적 정확성, 제작기법의 과학성 등 여러 요소에 따라 크게 영향받는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지도란 볼질적으로 전문증거이며 성격상 2차 증거라는 점이다. 특히 과거에는 지리적 정보가 부족하고 제작기법도 발달하지 못하여 정확한 지도가 만들어지기 어려웠다. 영토 분쟁지역에 관하여 재판에 제출되는 고지도들은 오늘날의 기준에서 보면 부정확하고 서로 모순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사례가 많다. ICJ등은 지도에 대하여는 다른 증거에 의해 이미 도달된 결론을 확인하거나 지지하는 2차 증거 이상의 법적 가치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다. 이게 과거 영유권 분쟁에서 수많은 고지도가 제출되었으나, 그 대부분은 독자적 증명력을 지닌 문서로 수락되지 않았고, 재판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였다.

국가의 영역이란 국가 배타적 지배를 할 수 있는 장소적 범위이다. 국가는 자국 영역에 대하여 영역주권을 보유하며, 배타적 관할권을 행사할 수 있다. 자국의 영역 외에서의 국가의 관할권 행사에는 국제법적 근거가 필요하다.

영역은 국제법의 주체인 국가의 기본적 구성요소이므로 영역주권의 존중은 현대 국제벙의 기본원칙을 제시해 준다. 주권 평등의 원칙, 국가의 도립성 존중, 국내문제 불간섭의 원칙, 국가 영토의 일체성 존중 등은 모두 영역주권의 존중을 그 바탕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영역주권의 변경에 관한 규칙은 국제법상의 핵심적인 내용을 이루며 영역주권에 관한 분쟁해결은 국제법의 주요 과제였다. 따라서 현재 진행되는 영토 분쟁에 있어서의 고문헌과 고지도의 증거능력 또한 각 국가에서는 주장할 수밖에 없는 근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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